'수요'의 차원에서 성매매를 이야기하는 남성 모임 〈수요자 포럼〉의 첫 번째 책. '내부자'인 남자의 눈으로 본 남성문화에 관한 열일곱 편의 글이 실려 있다. 이 책의 남성 필자들에게는 성매매 경험이 없다. 그럼에도 성매매를 이야기하는 것은, 일상의 순간마다 성매매와 분리되지 않는 남성문화의 면면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룸살롱으로 향하던 회식 자리에서, 섹스 경험 여부로 남성성을 판가름하는 남성 커뮤니티에서, 불편함은 느끼지만 포르노를 놓지 못하는 자신을 보면서도...
학자도 활동가도 아닌 그들의 글은 정교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성매매 안 하는 남자'의 시선을 담고 있다. 그 시선은 성매매 호객을 하는 여성과 퇴락한 성매매 집결지를 향하고, 욕망을 죄악시하는 교회와 성매매 합법화를 주장하는 만화책을 오간다. 오랜 시간 둔감했던 성폭력 문제 그리고 자신의 몸과 섹슈얼리티를 향하기도 한다. 필자들은 남성들이 오랜 시간 쉬쉬해 온 성매매 문제 그리고 그것을 뒷받침해 온 남성문화에 관해 말하기를 시작하자고 제안한다. 남성에게 그리고 여성에게 성매매는 과연 무엇인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섣부른 결론보다는 더 많은 질문과 상상력인지도 모른다.
목차
여는 글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나까이’에 대하여
심영 혹은 마법사, 대마법사? 그 경계에서
남자 친구가 별로 없는 이유
무지(無知)
나눔의 집에서 할머니를 만나다
‘목 없는 마네킹’ 그리고 질문을 닫지 않기
항상 고생하시는 살림 분들께
수요자 포럼 참가기
남성 섹슈얼리티 익명 대담
은밀한 호황? 대놓고 호황!
맞아, 남자는 원래 그래
하는 남자에게, 안 하는 남자가
다시 살게 하는 상상
전시는 거들 뿐
민들레 순례 후기
살림의 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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