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삶엔 그림이 있나요?

사무실 제 책상의 왼쪽 벽에는 1년 가까이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그림이 있습니다. 바로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의 <해바라기, 1888>인데요. 고흐를 좋아하는 저를 위해 함께 일했던 에디터가 퇴사하며 선물로 주고 간 엽서입니다.

이 그림에는 재미있는 스토리가 하나 있습니다. 프랑스 남부 지방 아를Arles에서 지내던 고흐는 여러 화가가 모여 함께 생활하며 작품 활동을 해나가는 공동체를 꿈꿨다고 합니다. 그는 동료 화가들에게 편지를 써서 아를로 초대했고, 특히 본인이 존경하던 폴 고갱Paul Gauguin과 함께하고 싶어 했습니다. 고갱에게 무려 다섯 달 동안 편지를 보낼 정도로 말이죠. 결국 고갱은 고흐의 요청해 응했습니다. 고흐는 고갱을 맞이할 준비를 하며 집을 꾸미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평소 자신이 좋아하던 꽃이자, 태양이 강렬한 아를을 상징하는 꽃인 해바라기를 그려 고갱이 지낼 방에 걸어두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고흐와 고갱은 성격과 가치관의 차이로 9주 만에 각자의 길을 가게 됩니다.

저는 일하다 가끔 한숨을 돌릴 때면 가만히 이 그림을 바라보는데, 그림으로 인해 여러 감정이 교차하곤 합니다. 좋아하는 사람을 기다리며 그림을 그린 고흐의 마음이 얼마나 설??뺑 싶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고갱이 떠난 후 방 안에 혼자 앉아 있었을 그 마음이 얼마나 쓸쓸했을까 싶기도 하고요.

작은 엽서에 불과한 이 그림 덕분에 제 감정은 조금 더 풍부해졌고, 제 공간엔 활력이 생겼으며, 또 제 삶엔 이야기가 생겼습니다. 이 그림 하나가 제 삶을 이처럼 풍성하게 만들어준 것이죠.

여러분은 어떤가요? 여러분의 삶에는 그림이 있나요?